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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8.8 강진][종합3보]지진·쓰나미에 이어 방사능 누출까지…갈수록 '난항'

시나브로a 2011. 3. 15. 10:54

[日 8.8 강진][종합3보]지진·쓰나미에 이어 방사능 누출까지…갈수록 '난항'

뉴시스 | 정의진 | 입력 2011.03.12 17:58

 


센다이·후쿠시마=AP 로이터/뉴시스】정의진 기자 = 일본이 12일 피해 지역에 대규모 자위대를 급파하는 등 구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강진과 쓰나미에 이어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에서 폭발이 일어나 대규모 방사능 누출 우려까지 제기되는 등 제2의 참사가 우려되고 있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이날 "5만여명의 자위대가 구조·복구 작업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각 국에서도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총 50여개 국의 구조팀이 속속 도착했다.

일본 당국은 전날 오후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과 쓰나미로 인해 공식 확인된 사망자수가 413명, 실종자수는 784명, 부상자는 1128명이라고 전했다.

센다이(仙臺) 해안에서는 200~300구의 시신도 발견됐다.

일본 NHK 방송은 최소 630명이 숨지고 725명이 실종된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당국은 잔해 등에 묻혀 발견되지 못한 시신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구조팀이 아직 피해가 심각한 지역까지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 정확한 집계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현 제1원자력 발전소 노심이 녹아내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힘에 따라 방사능 누출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지통신(時事通信)은 이날 오후 4시께 이 곳에서 연기와 함께 폭발소리가 들렸다고 전했으며 NHK도 폭발로 인해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당국은 폭발음이 어떤 경위에 따라 발생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 측은 "제1 원자력 발전소 주변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며 "연료가 녹아 세슘이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심 용해가 일어났다고 해도 반경 10㎞ 밖에 있으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앞서 5만1000여명의 주민들도 위험지역으로부터 대피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원자력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인근 주민 8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정부는 이어 제1·제2원전에 주민 대피 범위를 반경 10㎞로 확대했다.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8.8의 지진은 곧이어 높이 10m에 달하는 쓰나미를 몰고 왔다.

거대한 쓰나미는 가옥, 선박을 뒤덮었다. 동북부 해안 도시에 생긴 바다 위로는 건물들이 둥둥 떠다녔다.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현에서는 1800여가구가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후쿠시마현 관계자는 "후쿠시마현에 있는 3곳 지역사회의 가구 90% 이상이 쓰나미로 휩쓸렸다"며 "어떤 집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고리야마에서 기념품을 팔고 있는 후지무라 와타루(38)는 "죽는 줄 알았다"며 "가구와 선반들은 모두 바닥으로 떨어졌고 건물 벽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지 TV에서는 피해 주민들이 지붕 위에 '음식(FOOD)', '도와줘요(HELP)' 등을 적어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방송되고 있다.

도쿄에서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지진으로 인해 교통이 끊기자 밤새 이도저도 못한 채 정체돼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신문을 이불 삼고 서류 가방을 베개 삼아 잠을 청하기도 했다.

수천명의 시민들은 기차역에서 밤을 지새웠고 도쿄 도심에 있는 24시간 카페와 호텔, 정부 청사 등은 교통이 끊겨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북적였다.

교도통신은 최소 11만6000여명의 도쿄 시민들이 귀가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총 인구 7만4000여명인 미야기(宮城)현 게센누마(?仙沼)도 이날 재해로 도심 3분의 1이 물에 잠겼으며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지역당국 관계자는 "셀 수 없이 많은 가옥이 씻겨 내려갔다"며 "연료 저장 탱크는 망가졌고 불길을 잡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쓰나미가 휩쓴 센다이 공항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리무진 운전기사 다카야베 요시카츠(52)는 "센다이는 완전히 물에 잠겼다"며 "정부가 우리 집에 있는 물 좀 빼줬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휴대폰도 불통이다. 시민들은 가족들이 안전한지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

센다이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있던 한 70대 노인은 "아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가 돌아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휴대폰이 작동되지 않는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도 실종됐다"며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자 남편은 대피소로 날 먼저 보냈지만 그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슬퍼했다.

일본 전역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 약 1350곳에 21만5000여명의 시민들이 머물고 있다고 경찰 당국은 밝혔다.

당국은 "해안가 인근 가옥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화재도 발생했다"며 "쓰나미가 몰고 온 피해가 굉장히 우려된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무려 125번의 여진이 발생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규모 6.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은 화재도 몰고 왔다. 교도통신은 일본 해안도시를 따라 최소 80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전력이 끊김에 따라 사업장과 마을 모두 암흑으로 변했다. 도쿄 나리타 공항을 비롯해 일부 공항은 운항을 중단했다. 철도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모든 교통수단은 단절됐다.

일본에서는 1923년 9월1일에도 규모 7.9의 지진이 강타해 도쿄와 인근 지역을 포함해 모두 14만명이 숨진 바 있다. 지진학자들은 이 지역에서 언제든 이 같은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해왔다.

1995년에도 고베(神戶)에서 지진이 발생해 1000억 달러(약 112조 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도쿄 시내에서 커피 전문점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한 시민은 "매우 무서웠다"며 "1995년 지진을 기억한다. 당시 도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가? 나는 무언가 나를 덮칠까 밖으로 나서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