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을 그리며.. /김시동
어머님의 손바닥은
가물어 말라빠진 논바닥처럼
수 많은 골이 패어
한 세월의 한이 이리 저리 엉켜있고
어머니의 발바닥은
시멘트 콘크리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험난한 가시밭길의 고통이
덕지 덕지 쌓여있었습니다
갈퀴같은 손길로 긁어주신 등이
마냥 시원하기만 하였고
돌밭길에 맨발로도 아픔을 모르실때
어머닌 원래 그러신줄 알았었지요
돌아 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나시는
어머니의 그 손 그 발을 보고서야
자식은 비로소 알고 말았습니다.
청상의 몸 되시어 오직 하나
이 자식을 위한 인고의 그 길이
얼마나 거칠고 서러우며
험하고 아픈 가시밭이었는지를..
언제나 미소 지으시며
꼿꼿히도 걸어 오신 세월의 뒤안길엔
얼마나 크나큰 고통에
숯검정 같은 눈물이
범벅으로 바다를 이루고
길고 도 어두운 밤이
살을에는 모진 아픔이었을지를..
몹쓸 불효자는
이제야 목 놓아 통곡합니다
터질것 같은 가슴을
두 주먹으로 치고 또 칩니다
돌이킬 수 없는
그 세월 앞에서
두번 다시 뵐 수 없는
어머님을 그리며..!!